어릴 적. 내 또래 모두의 책장에 꽂혀있던 건 대개 컬러 백과사전이나 위인전이 아니었을까.

물론 몇몇 친구들의 책장엔 안데르센 동화라던지 디즈니 만화 전집도 있었을 것이다. 세상엔 이 외에도 많고 많은 책들이 예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선생님과 부모님께선 위인전 읽기를 특히 강조하셨다. 그들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높은 곳에 위치한 위인을 쳐다보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 물론 몸서리 칠만큼 위인전 읽기 싫어했던 이들은 죽어도 읽지 않았지만 대개가 다 자라서까지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꾸려 했다.

특히나 역사를 좋아던 나로선 누구보다 위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정도전, 한명회, 광해군 등. 기존 질서와 달리 움직이며 스스로 새로움을 개척하려던 이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고 역사 책에서 단편적으로 접하는 걸 넘어 위인전을 통해 그들을 깊게 받아들이려 했다. 그리고 그들처럼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의 난 더 이상 그들처럼 살기 위해 노력하지도 바보처럼 공부하거나 천재처럼 꿈꾸지도 않는다. 서른 줄이 넘어서야 알게 된 사실은 그들과 나는 다르다는 것이다. 기본적 자질이 다르다. DNA가 다르다. 그들처럼 노력한다 해서 그들처럼 될 수 없다. 사실이 그렇다.

그들의 일생을 통한 소중한 가치나 의미까지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누구처럼 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나처럼 살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이제 누구에게나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SNS. 누군가의 성공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면 되고. 저러면 안 되고. 그래서 성공했고. 또 어딘가에선 이러면 안 되고. 저러면 되고. 그래서 성공했고.

세상의 수많은 위인. 우상. 롤모델.

나는 다르다. 기본적 자질이 다르고 DNA가 다르다.
그들처럼 노력한다 해서 그들처럼 될 수 없다. 사실이 그렇다.
노력은 닮아가는데 쏟는 게 아니라 나처럼 사는데 쏟아야 하는 것이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